발키리(왈큐레)라는 단어에서 여러분이 연상하는 이미지는 어떤 것입니까?
어떤 게임에 등장하는 갑옷을 입고 칼을 들고 날개가 난 미소녀를 연상하십니까? 아니면, 어떤 만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변신미소녀나 전투미소녀를 연상하십니까?
뭐가 어쨌든, 여러분이 연상하는 건 '미소녀' 혹은 '미녀'일 것입니다. 과연 발키리라는 단어는 언제 어디서나 아름다운 전투의 여신을 가리키는 말이었을까요?
이렇게 묻는 것에서 눈치 채셨겠지만, 당연히 대답은 No입니다. :b
적어도, 영국의 헨리8세가 1540년, 자신의 네 번째 아내로 프랑스의 플랑드리에서 온 클레베 공작가문의 딸을 보고 '발키리같은 여인'이라고 했을 때 발키리라는 단어는 아름다움과는 반대의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실 헨리8세는 프랑스와의 동맹관계를 위해 프랑스 귀족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려는 생각은 확고했으나, '아름다운' 여인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의 왕 프랑수아1세가 신부감으로 추천한 5인의 귀족아가씨의 초상화만으로는 정할 수 없다고, 칼레에서 5명의 여인을 직접 보고 고르겠다고 프랑스대사에게 말했습니다만,
'귀한 가문의 처녀들을 매춘부를 고르는 듯한 시험을 치르게 하는 것은 프랑스의 전통에 어긋난다'
는 답변만을 듣게 되지요.
하는 수 없이, 신하들과 초상화를 면밀히 관찰한 후, 가장 '순결'해 보인다는 평을 받은 피부가 곱고 가냘픈 플랑드르의 '미녀'인 클레베 공작가의 '앤'을 선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앤을 본 헨리8세와 신하들은 그녀를 '발키리같다'고 평하게 되지요. 여기서 발키리는 '덩치가 크고 험상궂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b
(발키리는 '싸움, 전투의 처녀들'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싸움을 잘 한다는 것과 처녀라는 것. 힘세고 덩치가 좋다는 것과 외모를 조건으로는 결혼하기 힘들겠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대폭소))
저 발키리같다는 말 뒤에도 물론 더 많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들었던 말과는 완전 딴판이구나. 초상화를 그렇게 교묘하게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대체 누구를 믿어야 한단 말인가? 나는 절대 그림으로 사람을 속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따위 여자를 그렇게 칭찬했다니, 한탄스럽구나. 절대 그녀를 사랑할 수 없으리라!'
'내 일생에 가장 당황스러운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뭐, 당연하다면 당연하게 앤은 금방 이혼을 당하고 프랑스로 돌아가게 됩니다. 참수당하지 않은 것에 안도하며 서둘러 돌아갔다고 하는군요 .:b
생각해보니...저는 발키리를 미녀로 묘사한 게임이나 만화, 아니메를 하거나 본 적이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내용을 보고 더욱 재미있게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자, 앞으로 미소녀 발키리가 나오면 '엉터리!'라고 말해줍시다 :b (물론 농담입니다~)
# by 산왕 | 2004/11/08 18:04 | 건전한 역사잡상 | 트랙백(3) | 덧글(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