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칠에 대해 마지막으로 정리한다고 했지만, 역시 처칠의 좋은 면도 하나쯤은 적어야겠습니다^^
처칠은 멋진 연설을 여러차례 한 것으로 유명하지요. 앙베르연설과 같은 실패도 있었지만, 6.4연설(흔히 '전쟁돌입'이라는 부제로 불리는)이나 다음의 6.18연설은 정말 멋집니다. 읽는 사람의 피를 끓어오르게 만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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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건 장군이 프랑스 전투라고 불렀던 전투가 끝이 났습니다. 영국 전투는 언제 어느때라도 시작될 수 있습니다. 이 전투에 기독교 문명의 운명이 달려 있습니다. 우리의 관습과 풍습 또한 거기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의 갖가지 제도들과 제국의 미래도 마찬가지입니다.
적군의 맹렬하고도 강력한 공격이 이제 곧 우리를 덮칠 것입니다. 우리를 꼼짝 못하게 섬에 가두지 못한다면 히틀러는 전쟁에서 패하리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에게 대항한다면 언젠가 유럽 전체가 자유를 찾게 될 것이고, 사람들은 평화롭고 눈부신 미래를 향해 눈을 뜨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무너진다면, 그리고 미국을 포함한 세계가 무너진다면, 우리가 알고 사랑했던 모든 것이 새로운 야만의 구렁 속으로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 새로운 형태의 야만은 변질된 학식을 이용해 한층 더 불길해지고 한층 오래 지속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모입시다. 의무감으로 뭉칩시다. 대영제국이 앞으로 천년 더 지속되더라도 사람들 입에서 언제나 "그 때가 그들 역사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었지"라는 말이 나오게끔 행동합시다.
(동아일보사 '처칠'의 번역을 인용합니다. 이거 걸려서 문제되는 거 아니겠죠, 설마 :b) -------------------------------------------------------------
'문명'과 '야만'의 대결로 상정하는 것이나 기독교 문명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것은 역시 처칠이 '대영제국의 정치인'이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훗날 '들소와 곰과 당나귀로 미-소-영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1940년 전쟁돌입시에 이미 미국의 힘은 인식하고 있었을 겁니다.
마지막 부분의 '모입시다' 부분은 정말 멋들어집니다. 우리네 대통령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으니 어쩌구'도 가슴에서 뭔가 치밀어오르는 게 있긴 하지만, 역시 연설의 전통이 있고 없고는 멋과 폼에서 차이가 좀 있는 것 같군요.
저 연설의 부제는 '가장 아름다운 시절'입니다. 천년을 언급한 것은 처칠의 개념없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제국의 미래를 비관적으로(현실적으로) 보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언급인 것 같습니다.
덧1) 앙베르연설이 뭐냐고 궁금해하시는 분이 혹 있으시려나요? 1차대전 터지고나서 의회에서 자신에게 '명예'와 '재량'을 주면 벨기에의 앙베르로 달려가 전선지휘를 하겠다고 연설했다가 의원 모두의 야유와 폭소를 받았던 걸 말하는 겁니다 :b
# by 산왕 | 2004/10/18 12:58 | 건전한 역사잡상 | 트랙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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