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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죽음 - 3, 소크라테스 재판 by 산왕

소크라테스의 죽음 - 1


소크라테스의 죽음 - 2

멜로스 대담

- 2번 글에서 언급된 공동고발인, 정치가 아니토스.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인지 이 아니토스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평가는 굉장히 박합니다.

'아테에에서 배심원을 매수한 최초의 인물'

로 꼽고 있죠.

- 소크라테스 재판이라는 이야기에도 역시 시작이 있어야할 텐데, 여기서의 시작은 아테네 재판제도에 대한 설명으로 하면 되겠군요.

- 1번에서 언급했듯 아테네 민주정의 특징은 '아마추어리즘'입니다. 모든 공직을 1년 임기의 '추첨'제로 뽑다보니 전문성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죠. 특히 재판의 배심원은 더 심해서, 배심원 일당으로 최저생계비가 지급되는 '선착순' 모집이다보니

1. 가장 가난한 계층의 사람들

2. 재판에 관심이 많은 노인들

3. 재판마니아

들이 일찍부터 줄을 서서 배심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선착순 선발제도는 '맨날 되는 놈만 된다!'는 불만도 있고해서인지 나중이 되면 역시 '추첨'제로 바뀝니다.

- 배심원의 인원은

1. 민사소송인 경우 소액재판은 201명 소송액이 많은 경우는 401명의 2단계.

2. 공법 재판인 경우 중요도에 따라 501, 1001,1501,2001,2501의 5단계.

로 구성되었습니다.

종교사범을 관장하는 아르콘에게 고발된 종교사범 소크라테스에 대한 재판은 중요도가 가장 낮은 법정, 501명 배심원 법정에서 심판받게 됩니다.

'역사적으로는 중요하나 당시로는 아무런 주목도 못받고 중요하게 취급받지도 않은' 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이죠.

- 재판의 과정은 1차투표에서 유, 무죄를 투표하고 2차투표에서 피고,원고가 각각 제안한 형량을 놓고 고르게 하는 식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해,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넘버원 키워였지만 '501명의 지나가는이'를 상대로는 어찌 해 볼 수가 없었다"

고 요약하면 쉽게 이해가 되실 텐데, 소크라테스는 1차투표에 대한 변론에서

1. 난 특정 정파에 소속된 인물이 아니다.

2. 내가 넘버원 키워라는 신탁을 받아온 카이로폰은 내 절친으로 민주파의 인사다. 즉 나는 여러분 동지이다.

라고 말합니다. 이번 고발이 '정치적 보복'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이야기한 것이지만 선착순으로 일당벌러 온 사람들이 종교사범 재판에서 저런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쉽게 상상이 되죠(…)

투표를 해보니 예상보다 근소한 차로 281-220으로 유죄가 됩니다.

- 유죄는 되었지만 220명이 '무죄'로 투표한 만큼 2차투표에서 소크라테스가 차분히 대응했다면 사형까지 갈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죠.

2차투표를 앞두고 원고가 '사형'을 선고하자 소크라테스의 분노™가 폭발합니다.

"사형? 장난하나?? 사형은커녕 국가유공자로서 국가의 급식을 받아 마땅하다"

고 당당히 발언하지만 제자들이 말려서 형량으로 '국가의 급식'이 아닌 '최소액 벌금'을 제출합니다.

- 하지만 '잘난 척 하는 재수없는 이들'을 싫어하는 대중 앞에서 저런 말을 한 이상 이미 소크라테스는 끝장난 것과 같았죠.

1차투표에서 무죄에 투표한 이들조차 사형에 우르르 표를 던져

'361-140'

으로 사형을 선고받습니다.

- 지금 우리에겐 소크라테스의 '변명'만 남아있지만 고발내용이 매우 훌륭하고 설득력이 있어 소크라테스 자신도 자기가 유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하죠. 나름 넘버원 키워자리를 놓고 소크라테스와 겨룬 이가 포함된 고발 쪽에서도 신중을 기해 고발했다는 이야기가 될 겁니다.

내..내가 아테네 넘버원 키워라능!! 지나가는 분들 그냥 지나가지 왜 악플 남기냐능!!!

"넘버원 키워"

현실적으로는 아무런 이익도 되지 않는 이런 명예가 소크라테스의 발목을 잡은 것일까요? 1차투표의 근소한 차에서 너무 자신을 얻은 것일까요? 벌금을 좀 세게 때렸으면 표를 좀 얻었을 것 같기도 하고… 최소한 2차 투표를 앞두고 동정심에 호소하거나 반성의 기색을 조금만 비췄어도 저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아무튼 현재의 우리에게

'아무리 뛰어난 키워라도 지나가는이들 앞에선 무력하다'

는 교훈을 주는 소크라테스 재판은 저렇게 끝이 났습니다.

- 이제 이야기의 마지막의 마지막, 소크라테스의 죽음만을 남겨놓게 되었군요.



덧글

  • 계란소년 2010/04/21 12:20 #

    다른 부류는 그냥 떨거지려니 하는데 재판 마니아는 좀 무섭군요;;
  • 산왕 2010/04/27 18:04 #

    따로 언급할 정도로 재판 마니아들이 꽤 있었다는군요. 목소리도 제일 컸답니다(…)
  • 네리아리 2010/04/21 12:29 #

    '아테에에서 배심원을 매수한 최초의 인물'
    ㄴ갑자기 존 그리샴 아저씨의 소설이 생각나네효~★
  • 태극도사 2010/04/21 13:56 #

    존 그리샴과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정말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훌륭한 작가죠. 저도 법정과 배심원 하면 꼭 그분들이 생각납니다.
  • 산왕 2010/04/27 18:03 #

    한참 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 Ciel 2010/04/21 12:31 #

    만인의 유동닉 지나가다의 승리군요
  • 산왕 2010/04/27 18:03 #

    고대부터 지나가다에겐 못이긴다는 결론이..
  • 아르니엘 2010/04/21 12:40 #

    소크라테스의 발언들을 보면 '유죄받고싶어서 안달났다고밖에 해석이 안되는' 자기변호를 하고 있죠. 아무리봐도 '날 죽여줘'라고 외치는것같다는...
  • 나츠메 2010/04/21 12:50 #

    실제로 우민들이 자신을 죽이게 함으로서, 우민들의 "우매"를 증명해 냈지 않소?
  • 너츠메 2010/04/21 13:19 # 삭제

    우민들의 "우매"를 참으로 "우매"한 방법으로 증명해냈죠
  • 아르니엘 2010/04/21 13:49 #

    근데 발언을 보면 정말로 무죄를 받을 생각이 없어보임. 그게 진심이라고 생각되죠.
  • 하이버니안 2010/04/21 15:48 # 삭제

    '소크라테스는 그렇게 바보일리는 없다'는 전제에 맞춰 결론을 찾는 것보단 훨씬 더 쉬운 해답이 존재합니다.

    No. It's stupidity. Never underestimate the power of stupidity. - W. Patrick Lang -
  • 산왕 2010/04/27 18:03 #

    마지막 '죽음'편에서 적겠지만 죽고싶었던 건 확실해 보입니다.
  • 比良坂初音 2010/04/21 15:30 #

    결론 : 과거나 지금이나 인간에 이성이나 합리성을 요구해선 안된다
    특히 그게 불특정 다수의 군중일 경우엔.
  • 산왕 2010/04/27 18:02 #

    인간의 본성이란 주관에 따라 어떻게도 바뀔 수 있는 것이다.
  • 들꽃향기 2010/04/21 16:41 #

    역시 날고뛰는 키워라고 해도 수많은 비로그인(?)한테는 소용이 없다는 값진 교훈이군요. ㄷㄷ 그래서 제자인 플라톤은 삐뚤어진 쿨게이가 된 듯...ㄷㄷ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시라쿠사의 헤모크라테스도 지적한 바가 있었고, 아테네 시민들 스스로도 그리스인의 학교를 자칭할 정도로, 아테네 시민들은 자신들이 노련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직인'이라고 인식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즉 자신들이 노련한 전사이자 시민이라는) 때문에 스스로들이 '아마추어리즘'이 존재하리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다복솔군 2010/04/23 19:07 #

    하지만 플라톤이 삐뚤어진 쿨게이가 되지 않았다면 어디 소크라테스 이름이나 제대로 남았겠습니까 ㅋㅋㅋㅋ
  • 들꽃향기 2010/04/23 19:09 #

    다복솔군님// 그러게나 말입니다.ㅎㅎㅎㅎ
  • 산왕 2010/04/27 18:02 #

    아즈망가대왕으로 이야기하자면 플라톤 = 치요, 알키비아데스 = 토..토모?! 크세노폰 = 사..사카키?!
  • Sion 2010/04/21 18:09 #

    과연 쪽수 앞에 장사 없군요;; 그게 소크라테스일지라도_no
  • 산왕 2010/04/27 18:01 #

    전쟁은 수다! 라는 거죠 ( ")
  • 456 2010/06/26 11:40 # 삭제

    소크라테스는 불쌍하네요
    근데 마지막 그 국가유공자 나온 그말이 계속 생각이 나네요 ㅋㅋ
  • Dr K 2012/10/23 14:32 #

    근데 뭐 이토록 까이면 죽고싶어질지도요(....)
    악플은 공인을 죽인다는 교훈을 주는(...
  • 지성의 전당 2018/09/04 21:22 #

    안녕하세요.
    저는 지성의 전당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소크라테스에 대한 글이 있어서 댓글을 남겨 보았습니다.

    인문학 도서인데,
    저자 진경님의 '불멸의 자각' 책을 추천해 드리려고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와 죽음에 대한 책 중에서 가장 잘 나와 있습니다.
    아래는 책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 블로그에 더 많은 내용이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

    수천 년간 어느 누구도 ‘신은 존재하는가?’라는 의문과 질문 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어떤 존재라 할지라도 ‘존재’에게는 반드시 ‘시작’이 있었으며, 그러한 태생적 한계는 반드시 ‘끝’으로 귀결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신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과 의문은, ‘신’을 추측하고 상상하여 존재적인 측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추측과 상상으로 만들어진 ‘신’에 대해서 묻고 있다면, 저의 견해는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겠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신’을 부정하시는 겁니까?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은 ‘존재’하지만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어떤 존재라 할지라도 ‘존재’에게는 반드시 ‘시작’이 있었으며, 그러한 태생적 한계는 반드시 ‘끝’으로 귀결된다는 것입니다.

    시작이 시작되기 이전에 ‘아무것도 아닌 무엇’, 즉 존재를 존재하게 하는 알 수 없는 ‘무엇’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무엇’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은 아무것도 아닌 무엇으로서, 존재하지만은 않습니다.


    www.uec201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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