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초 우리나라에도 개봉한, 츠마부키 사토시 주연의 영화 감염열도(感染列島). 한국판 제목은 블레임 : 인류멸망 2011이라는 황당한 것이었는데 여기엔 이유가 있습니다.
- 일단 제가 이 영화에 관심을 가졌던 건 이케와키 치즈루나 코마츠 아야카(세일러 V역을 했던;) 때문이었는데 지금와서 보면 올해를 예언한 영화같기도 하고, 여름에 개봉했다면 좀 더 흥행에 성공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이 동남아에서 발원한 신종 인
플루엔자가 일본에 전파되어 정부의 태만과 공무원들의 몸사리기로 급속도로 번져 무수한 사망자를 낸다는 것이기 때문이죠. 지금와서 보면 우리나라 현재 상황과 거의 흡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 영화를 본 감상평은 꽤 좋지 않았었죠. 영화 결말에서 결국 전염병으로 인류가 멸망해버리는 것인지라 호러로 분류되기도 했고요. 감동도 재미도 없다는 식의 평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5월 전에
일본여행을 다녀온 분이나 일본에서 이 영화를 보신 분들, 뭔가 이상하죠?
- 네. 원래의 내용은 신종 인플루엔자로 사망자가 속출하지만 결국 치료법을 알아낸다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의 인간관계에 따른 갈등과 슬픔을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한국 수입사(KTH)에서 138분 중 무려 21분을 잘라내고 결말을
'인류는 멸망했습니다'
로 바꿔 117분짜리를 상영해버린 것이죠. 게다가 이걸 사전에 협의도 안하고 멋대로 '호러로 가는 게 더 잘 먹히지 않겠나'는 생각에 추진하고 있는 걸 뒤늦게 알게 된 일본 제작사측에서 개봉 이틀 전에 '원본대로 상영해줄 것'을 요구했고 '그러겠다'고 하고는 그냥 원래 하려던 대로 117분짜리를 상영해버린 것입니다(…)
수출사에서
"결론을 반대로 바꿔버리는 것은 창작자의 의도에 완전히 반하는 것이다"
며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을 보면
"편집판 상영에 대해 합의가 되었다"
는 수입사의 주장을 믿기 힘들어지는데. 더군다나 '항의받은 후에는 원본대로 상영했다'지만 이건 명백한 거짓말이었고 말이죠(…)
- 일본 국내, 국제선에서 5월까지 상영하다 신종 인플루엔자가 '진짜로' 유행하자 공포분위기 조성을 이유로 상영을 중단했다는데(헐리웃 리메이크 이야기도 흐지부지되는 듯 하고;) 한국판을 보고 일본여행가서 다시 보게 되었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알아보니 저런 사정이라 대략 멍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 아무튼 이래서 한국에서 감상을 적는 분들이 전하는 영화의 결말은 두가지로 나뉩니다.
"인류멸망 스토리"를 전하는 분들은 100% 극장에서 본 분들이죠. 한국 극장 상영판은 구해볼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신종 플루 전염과 극복과정을 다룬 휴먼스토리"를 전하는 분들은 아쉽지만 대개 불법적인 경로로 영화를 본 분들일 겁니다. 극히 소수의 일본판
DVD를 통해 봤거나 일본여행중 기내에서 봤거나 일본에서 상영중일 때 본 분들이 계시겠죠 orz
- 일본판을 본 분들에겐 '환상의 편집본' 한국판을 보라고 권하고 싶고 한국판만 보고 실망한, 혹은 재미있게 본; 분들에겐 원본을 보라고 권하고 싶은 영화입니다만, 한국판은 정말 어떻게 구해볼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군요.
뭔가 잘못되어서(…) DVD가 나오더라도 한국판 편집은 배제되고 원판 그대로 나올 가능성이 높을 테니 말이죠 orz ..
덧) 이래서 영화는 개봉하고 있을 때 극장가서 봐야하는 것입니다!
(왠지 설득력이 없지만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