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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제일의 해장 이순신. 1년전 국민일보에 실린 한 칼럼에 대해. by 산왕

1년 전 국민일보에 실린 "이순신에 대한 일본의 기억"이라는 제목의 칼럼

(여기서 눈치 채셨겠지만 적을글 목록에 1년간 묵혀뒀던 글입니다;)

- 일본의 해군소장 가와다 이사오(川田功)의 저서, 『포탄을 뚫고』에 나온 내용이라며 소개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발틱함대와의 대결 직전 이순신의 영령에 승리를 기원했다는 것인데, 실제 계급은 소장이 아니라 소좌입니다. 전쟁 당시엔 소위였다는데 소좌는 전역 때의 계급이죠.

계급도 틀릴 정도니 저 책을 읽어본 건 맞는지 의심이 되죠. 아무래도 읽어봤을 것 같진 않습니다. 고서점에서 구한 게 아니라면 구할 수도 없는 책이니까요.(1925년 발간된 책인데 현대에 들어 재출간된 사실이 있으면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하지만 저 이름이나 그의 말이 유명한 건 사실이죠. 다 시바 료타로 선생 때문입니다(…) 시바 료타로 선생이 1971년 연재해 72년 출간된 '한국기행(韓のくに紀行)'에서 이순신에 대해 다루며 언급한 이름이자 인용한 구절이기 때문이죠.

[메이지 38년 5월, 발틱함대가 극동을 향해 출동한 것에 대해 도고함대는 부산의 서쪽 진해만을 빌려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적함 발견"의 신호에 의해 함대가 출동할 바로 그 때, 당시 수뢰정 지휘관이었던 가와다 이사오 소좌의 문장에 의하면 "이순신장군의 영령에 빌었다" 고 한다.

(연재 당시엔 이렇게 나오고 책으로 나올 땐 소좌 부분이 소위로 수정되었다고 합니다. 지휘관 부분도 수뢰정 사관으로.)

그의 문장을 인용해 보자면, 「……당연, 세계제일의 해장인 조선의 이순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인격, 그의 전술, 그의 발명, 그의 통솔력, 그의 지모, 그의 용기. 그 어느것 하나도 칭찬받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메이지시대 일본의 해군사관이 이순신이라는 3백년 전의 적장에 대해 얼마나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그 뒤의 해군사관들에게도 이 전통이 있어 내가 아는 것만도 전 해군대좌 마사키씨 등도 같은 마음이었다.

오히려 이씨 조선 이래, 한국인 쪽이 이순신을 잊어버렸고 일본인이 이순신에 대해 경애와 관심을 갖고 유지해 온 것 아닐까라고 내게 말해온 한국인도 있었다.]

이 외에도 시바 료타로씨는 이순신에 대해 몇차례 더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소개해보기로 하고.

- 진해에 일본해군사령부가 있을 때 중요한 연중행사 중 하나가 이순신 진혼제였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죠. 충열사에 도고 헤이하치로의 친필이 남아있다는 둥 가짜라는 둥 하는 이야기는 여기선 할 필요가 없겠고. 이순신에 대해 언급한 일본의 책 중에는 재미있게 자기네 명칭이 아닌, '이조사에서 임진왜란이라고 지칭하는 전쟁' 같은 식으로 적고 있는 것도 있더군요.

- 그건 그렇고 네이버 등지에 포탄을 뚫고의 한 구절이라며 퍼져 있는 도고 헤이하치로의 '이순신은 나의 스승' 같은 말은 내용은 사실이지만 출처가 틀렸습니다.

1982년 후루카와쇼보에서 나온 『이순신각서』의 내용이죠.

실업가 이영개씨가 도고 제독을 만났을 때 "귀국의 이순신 제독은 나의 스승이다"라고 하더라는 말을 이영개씨에게 전해들은 사람에게 듣고(복잡하군요;) 기록해 두고 있습니다.
(즉, 도고->이영개->전해들은 사람->후지이씨)

도고 제독이 자주

'나는 넬슨에겐 견줄만하지만 이순신에겐 미치지 못한다'
(自分はネルソンにくらべられるかもしれないが、李舜臣にはおよばない)

는 말을 했다는 것도 이 책에 나오죠. 후지이 노부오는 교사 출신 문필가로 저 책은 역사서라기보다는 에세이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만 저도 본 적은 없으니 뭐라 말 할 수가 없군요.

- 전에 반 농담으로 한국웹을 살피는 외국인들은 원균과 이순신 중 누가 더 명장인지를 놓고 한국인들 사이에 논란이 있다고 생각할 거라고 적은 적이 있습니다.

시마즈 가문의 기록에

'조선 수군의 두 최고지휘관(명장이라는 문구가 있었는지는 애매하군요;) 원균과 이순신을 모두 해전에서 죽였다'는 이야기가 남아있는 걸 보면 원균의 이름도 꽤나 알려져 있을 법 한데 말이죠.

전에 적은 글에 달린 덧글 중엔 '이순신 세계기준에서 듣보잡' '외국애들이 한국역사에 관심있겠냐'는 반응도 있었는데. 당장 일본, 중국 웹만 돌아다녀도 한국의 별의별게 다 번역되어 돌아다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당장 기억나는 것만 해도 일본의 '한국의 모든 법령을 번역해 올리는 사이트(개정안 나올때마다 번역해 올리더군요; 개인사이트던데 대단한 노력입니다)' 나 '삼국사기 원문+번역문이 통째로 올라가있는 사이트 등이 떠오르는군요.

최근 걱정은 환빠의 활동이 넷에서 활발해지면서 외국에도 환빠니즘이 소개되었을 때의 반응이랄까요?

- 아니 글이 자꾸 옆으로 새니 이정도로 마무리를.

덧) 한가지만 더 추가해두자면, 이순신은 세계적으로도 듣보 제독이 아닙니다. 유럽, 미국 등에서 역사상의 명제독에 대한 논의를 하는 걸 보면 미국, 일본,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제독들이 꼽히지만 이순신을 언급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거든요. 아시아에서라면 말할 것도 없을 테고요.

덧글

  • 천지화랑 2009/08/13 00:08 #

    원균이 유명한 건 당연하죠. 꿈과 희망을 주지 않았습니까.[먼바다]
  • 산왕 2009/08/13 00:08 #

    꿈과 희망 ㅠㅠ
  • Niveus 2009/08/13 00:23 #

    하기사 어지간히 해도 저모양 저꼴은 못할테니 반면교사로는 일품이로군요(...)
  • 잠본이 2009/08/13 21:26 #

    꿈과 희망에서 뿜고 갑니다 으허허헣 OTL
  • Niveus 2009/08/13 00:27 #

    원균에 대해서 찾아보면 KBS의 불멸의 이순신의 에피소드들을 실제로 알았는지 번역해뒀던곳도 있었습니다.
    주인장에게 메일 보내서 정정(삭제(;;;))했지만말이죠.
    확실히 진위파악이전에 마구잡이로 넘어가는게 많으니말이죠.
    ...일부러 악의적으로 가져가는 경우도 많고(...;;;)
    일본웹(중국웹은 언어상 못돌아다니니 패스)을 돌아다니면 한국의 별 괴한 자료들이 번역되어있는걸 볼수 있더군요.
    ...문제는 번역수준이 괜찮은곳도 많지만 태반이 우리나라 2ch번역처럼 급하게 막하거나 지네 필요한부분만 꼽아서 하는곳이 많아서 그렇...;;;
    (제가 몰라서 그렇지 중국도 그런식이라고들 합니다)
    우리는 2ch번역보고 일본까고 일본은 DC,네이버덧글 번역보고 한국까고 중국은 중국대로 그렇고(...)
    동아시아 삼국은 정말 무기한 병림픽중인걸까요 ㅠ.ㅠ OTL
  • 동사서독 2009/08/13 03:56 #

    승리해도 병신, 패배해도 병신이라면 승리한 병신이 되어라!라는 디씨 격언이 생각나는, 동아시아 삼국입니다.
  • 목성소년 2009/08/13 08:54 #

    언제나 그렇듯 잘 보고 갑니다. ^^
  • 캡틴터틀 2009/08/13 09:49 #

    환빠가 해외에 소개될걸 생각하니 무섭습니다.
  • rumic71 2009/08/13 12:56 #

    이미 소개되었습니다. http://rumic71.egloos.com/1934277
  • 액시움 2009/08/13 14:21 #

    오늘 이글루를 돌아다니다가 동북공정 자체가 환빠의 소행에서 유발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ㅡㅡ;
  • 키르난 2009/08/13 11:50 #

    일본국회도서관에서 해당 책(포탄을 뚫고)을 저자 검색하니 나오긴 하네요. 砲弾を潜りて / 川田功. -- 博文館, 大正14. 대정 14년이면 1925년이 맞고, 다시 저자와 제목으로 키워드를 넣어 검색하면 戦記名著集. 第5巻. -- 戦記名著刊行会, 昭和4 라는 책이 하나 더 나오니... 1929년이 가장 최근인듯합니다.
  • rumic71 2009/08/13 12:58 #

  • 빈빈 2010/06/08 04:41 # 삭제

    백과사전과 사진도록으로 유명한 DK책중에 SHIP이라는 책을 샀는데 이순신의 명량해전을 한꼭지로 싣고 있고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해군장수로 등제되어 있는걸 보면 서양인들 시각에서도 꽤 유명한것 같습니다
    다만 열두척의 터틀쉽이라고 적어놓거나 하는걸 보면 오류는 꽤 많을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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