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싫어하냐고 묻고 있더군요. 그런데 한 종교를 부정하고 싫어할 이유라는 건 '오해'나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것 정도밖에 없겠죠. 가장 흔한 케이스는 대학이나 길거리(?) 등에서 선교활동 때문에 괴로워한 경우일 텐데, 후배 하나가 입학시험때 한 개신교 단체에 이름 올렸다가 졸업할 때까지 피해다니는 거 보고 참 답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거절을 하면 더 강하게 달라붙는 게 문제더군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현재 보이는 강렬한 증오의 이유는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납치된 샘물교회 사람들? 어차피 모든 종교의 교인들은 대부분 선량한 법입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교인인 블로거 분들도 다들 선량한 분들일 테고 샘물교회에서 간 그들도 선량한 우리 이웃, 친구, 가족과 전혀 다르지 않을 것이고 선량한 JMS교인들, 선량한 통일교도들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이 사이비 종교든 제대로 된 종교든 그 교인들은 선량한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할 겁니다.
문제는 성직자입니다. 특히나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동네의 성직자들이나 언론에 나오는 성직자들의 행태. 그런 데서 종교에 대한 호오가 심하게 갈릴 텐데, 우리나라 개신교의 수많은 분파, 단체 중엔 좋은 일 하는, 조용히 잘 살아가는 성직자도 분명히 많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은 나설 필요가 없으니 나서지도 않고 그저 문제있는, 사고친 이들만 표면에 있으니 사람들의 인식이 바뀔 수가 없지요.
저도 개신교의 성직자들에 대해선 약간의 나쁜 선입견을 갖고 있습니다(네. 종교에 대한 혐오라는 건 넌센스입니다. 우리가 혐오하는 건 사상이 아니라 사람인 것이죠(가끔 예외는 있겠지만;)). 저 개인적 경험 때문이기도 하고(이 경험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 보고 적어야겠습니다) 언론에 나오는 황당한 이야기들 때문이기도 합니다.
무슨 천만 신도가 가입되어 있다는 최대 기독교 단체의 간부를 맡고 있는 목사가 여신도와 모텔에 있다가(뭘 했을까요;) 남편이 들이닥치자 모텔 창문에 매달려 숨어있다가 힘이 빠져 추락사했던 사건이라거나 사찰이 무너지라고 소리높여 외치는 사람들의 영상이라거나 동남아를 쓰나미가 덮치자 예수 안믿어 그렇다고 설교한다거나.. 이런 케이스들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나 전쟁까지 지지하는 성직자라는 건!)
누구 말마따나 불교 성직자들도 똑같을 텐데 언론에 안나오고 산에 조용히 있어서 혐오감이 없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죠. 교회의 큰 건물이 욕을 먹듯 사찰도 크게 지어지고 있고 여신도 건드려 문제되는 건 불교가 더 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드러나냐 안 드러나냐'군요. 거기에 사람들의 판단이 좌우됩니다.
- 제가 전에 적은 글에서 십자군을 언급했습니다. 아프간 파병을 지지하고 정의의 전쟁으로 규정한 성직자들은 무력점령 후 개종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해서였지요.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교인들은 불쌍한 어린 양일 뿐입니다. 우리가 잡혀있는 그들을 욕하고 미워할 이유도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도 숨어있는, 그들을 거기로 보낸 성직자들을 욕하고 비난해야 하는 것이죠.
- 카톨릭에 대해서는.. 가족 중에 성직에 종사하는 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나머지 가족들 중 누구도 카톨릭 신자가 아닙니다. 제가 성당에 나가야 하냐고 묻자
'너가 너 양심에 따라 착하게 잘 살면 되는 거다. 성당엔 마음 내키면 나가 보든지'
라고 답해 주시더군요. 평생을 장애인, 고아, 노인복지 시설에서 보낸 분입니다. 이런 분을 보고 자라며 저런 말을 들었으니 카톨릭에 대해선 자연스레 호감을 갖게 될 수 밖에 없지요. 흔히 보이는 '그런 성직자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하는 개신교 교인들의 경우도 주변의 좋은 성직자를 접한 덕에 그렇게 말하는 것일 테고요.
카톨릭도, 불교도 나쁜 성직자를 봐온 분들은 똑같이 욕할 테지요.
- 개신교 교인 수가 작년에 처음으로 '줄어들었'죠. 카톨릭은 꾸준히 늘고 있더군요. 그래봐야 차이가 너무 커서 별 의미는 없지만.
이번 납치건이 국내에 팽배한 개신교에 대한 반감을 보여준 게 순기능이라는 분들이 많던데 저도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어느정도라고 하는 건 개신교에 대한 반감이 표출된 게 비교인들에겐 아무 의미 없이 서로를 증오하는 훈련만 더 시켜준 것 뿐인데 비해 교인들에겐 자체적으로 비판, 개혁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여주었기 때문이지요. 앞으로 개신교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