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에서 발견하는 조선족
첫 번째 케이스.

신림동 고시촌-하숙촌에 학생이 줄면서(서울에서 서울대에 오는. 즉 통학하는 학생이 늘었기 때문이겠죠)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건 조선족 아주머니들입니다. 자취방, 미니원룸 중 좀 싼 곳에 가면 조선족 아주머니들이 집단으로 모여 사는 곳도 많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상상도 못 하실 신림동 '싼방 찾기 기행'을 조만간 적어 보겠습니다. 신림동에서 한 달을 살 수 있는 방으로 가장 싼 곳은 얼마 정도 할까요?)

이 아주머니들은 10년 간 음식값이 그대로라고 자랑하는 신림동 고시촌-녹두거리 식당들의 인건비를 낮추는 역할을 하고 계신데 말이죠. 처음 식당마다 주방, 홀 할 것 없이 조선족 아주머니들로 채워질 때는 조금 어색했습니다만 시간이 가며 보니 이 조선족 아주머니들이

1. 음식을 잘 합니다.

2. 친절합니다.

3. 인사를 잘 하고 잘 웃습니다.

그냥 사투리 심한 아주머니 정도로 인식하게 되더군요.

그런데 식당 주인아주머니나 다른 한국인 알바 아주머니들은 이 조선족 아주머니들을 매우 심하게 대합니다. 거의 옛날 군대에서 일병이 이병 갈구듯 갈구더군요. 그렇게 갈굼받고 나와서 바로 손님들에겐 웃음을 보이는 조선족 아주머니들. 가슴 한 구석이 찡해오는 순간이더군요.

뭐 아주머니들이야 그렇다 쳐도 학생, 고시생들이 조선족 아주머니들 대하는 걸 봐도 참 답답해집니다. 한국말(이라기보다 서울말)에 익숙치 못해 주문을 다시 묻기라도 하면 굉장히 짜증을 냅니다. 이 학생들에게서도 조선족 아주머니들은 베트남 아주머니(조선족 아주머니보단 적지만 주방에 간혹 보입니다)와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케이스.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세계의 온라인 게임인구(보통 이렇게 말하면 '유료인구'를 가리킵니다. 흔히 와우나 리니지 같은 게임이 해외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서 순위권에 안 들었다고 이상하다고들 하지만 거기서는 공짜게임도 포함해서 순위를 메기기 때문이지요)의 10%가 하고 있다고(NC 자체통계) 하고 NC 매출의 3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가 하면 10년째 게임 내 화폐 가치가 유지되고 있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

이 게임의 게임머니가 워낙 실제 돈으로의 환전성이 좋아 국내에선 100여명의 직원(작업원)을 거느린 코스닥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만 중국 작업장의 활동도 활발합니다. 뉴스에도 나온 적이 있는데요.

국내 유저들은 중국의 작업원으로 확인되면 굉장히 열심히 그들을 척살하려 합니다. 중국인 확인법도 다양한데요, 흔히 사용되는 것이

'2+3은 무엇이냐?'고 묻는다거나

'대통령 누구죠?'라고 묻는 식의 질문법.

'일단 때려보고 뭐라고 말하나 보는' 난폭한 방법 등입니다.

중국 작업장 쪽에서도 그냥 당하고 있지는 않고 한국인의 강한 민족주의에 호소하기 위해 최근에는 조선족을 많이 고용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효과는 어땠을까요?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전 조선족이에요. 중국인 아니에요'라고 한글로 챗을 하는 경우도 그냥 때려죽이고 맙니다. 중국인 킬러로 유명한 한 유저를 인터뷰했더니

'조선족? 짱께나 걔네나 그게 그거잖아요?'

라고 하던데 이건 대부분의 유저들의 공통인식이겠죠.

..

만주는 우리땅, 연해주도 우리땅, 아무튼 닥치고 퉁구스 제국을 노래부르지만 조선족은 내칩니다. 동북공정에는 분노하지만 조선족은 모릅니다.

이게 우리네 민족주의지요. 오히려 민족주의에 반대하는 이들이 '인류애'적으로 조선족을 감싸안을 수 있는 것이겠죠. 원래 의미의 민족주의가 아닌 우리의 민족주의는 그저 '타자를 만들어내기 위한' 대영제국식 제국주의의 목적과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단 초중학생에게는 조금 버겁겠지만 고교생에겐 '상상의 공동체' 정도는 필수적으로 읽게 하는 게 어떨까요? 아니, 논술이나 수능 필수도서항목에 좀 포함시킵시다. 네??
by 산왕 | 2007/06/22 13:47 | 이사회의 건전성을 위하여 | 트랙백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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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산왕 at 2007/06/22 13:48
어제밤 적은 글에 덧글 달아주신 분들께 죄송합니다만; '적을 글 목록'을 최근에는 비공개로 해두고 혼자만 보고 있었습니다; 워낙 못 지키는 일이 많아서 말이죠. 실수로 공개가 되었는데; 늦게나마 비공개로 돌렸습니다. 보신 분들은 그냥 못 본 척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뭔소리야;;)
Commented by 나르사스 at 2007/06/22 13:53
애초에 자기가 당하면 어떨지 상상조차 하지 못하니 저런 폭거를 대놓고 하는거겠죠...
Commented by 산왕 at 2007/06/22 14:10
/나르사스님...쩝; 적을까 하다 말았지만 저기 아줌마들의 태도에는 변명의 여지가 있지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또 '선입견은 대부분 옳다'는 비스마르크 논리를 논의해야 하니; 그냥 저정도로 적고 말았습니다.
Commented by 지옥차 at 2007/06/22 14:10
전 일본에 있을때 매우 오만한 조선족을 만난적이 있어서..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죠.. 그쪽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고 말이죠;; 첫인상이란 중요한 것..(뭔소리?)
Commented by 수달 at 2007/06/22 14:16
요즘 애들은 역지사지 라는 말을 모르니까요.
Commented by reina at 2007/06/22 14:19
저도 일본에 있던시절에 조선족 친구들이 많았어요. 다들 순박하고 착하고. 참 여러가지 경험(?)들이 풍부했던걸로 기억한다는. 서로 같은 뜻이지만 다른 표현들을 비교하며 웃었던 적이있어요. 학교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제가 만난 아이들은 다들 좋았답니다.
Commented by oldman at 2007/06/22 14:35
참 씁쓸한 이야기입니다...
Commented by 매드박살 at 2007/06/22 14:52
대한민국같은 파쑈국가에서는 절대! 무립니다....
Commented by 콘돌 at 2007/06/22 15:16
제가 중국이나 홍콩에 있었을 때 만난 조선족들은 자신들이 별로 한국과 관련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더군요.
오히려 한국인들이 더 조선족에 대해 '한국 사람의 일종..?'(말이 좀 그렇지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강한 듯 했습니다.
아마도 조선족들이 받는 교육 커리큘럼도 중국 커리큘럼이고 자신들을 중국인으로 여기도록 교육받아 왔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그저 한국말을 할 줄 아니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상대, 라던가 직장을 구할 수 있다, 정도로 기대하는 편이지 우리는 한민족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조선족 중에서도 별로 없는 것 같더군요.
물론 한국인들이 조선족(및 그 외 제 3세계 외국인들-_-;;)을 비하하는 것은...변명의 여지가 없는 뒤틀린 민족주의가 맞지요.
Commented by solette at 2007/06/22 15:17
저에게는 만주는 중국땅, 조선족은 중국인입니다...;;;
Commented by 로리 at 2007/06/22 15:22
조선족 아주머니들 일 잘하시는 분 많으시죠. 뭐, 한국 사람이라고 해도 말 더듬고 좀 어눌하면 식당에서 일하거나 군에서 작업할 때의 각 태도를 보면.... 저게 민족의 문제일까? 란 생각은 듭니다만.....

리니지내에서 척살은 그저 뭔가 핑계가 필요할 뿐이죠. 나는 돈내고 힘들게 하는데... 작업원으로 알바하는 녀석들 이런 식으로... -_-
Commented by 궁극사악 at 2007/06/22 15:24
리니지 내에서의 척살은 민족주의문제도 있지만 그자리가 소위 말하는 '아덴벌이 노가다' 가 잘되는 자리라 자리다툼의 문제도 있긴 하죠. 아무튼, 우리나라의 배타적 민족주의가 점점 심해지는건 걱정입니다. 대체 왜 이렇게 됬을까요.
Commented by 스칼렛 at 2007/06/22 15:49
신림동에서 조선족 아지매들한테 짜증낸 적은 없구요....
....중국 본토의 조선족은 '한국말 잘하는 짱깨라고 생각해라' 라고 제 지인 중 거기 가 있는 분들이 100% (대부분도 아닙니다-_-;;) 그러더군요;;;;;;;;;;
Commented by 루아™ at 2007/06/22 16:01
중국 작업장 사냥은 단순히 파쇼 이런 문제가 아니라 대량생산에 따른 화폐가치 폭락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실 그다지 없구요)와 사냥터 문제가 큽니다. 와우같은경우는 뭐 같은진영내 피케이도 안되긴 하지만 사냥터라는게 비교적 비중이 적기때문에 중국인 척살 같은건 없습니다. 그냥 "짱개"인가보다..하지. 리니지2같은게 주로 저런 일이 발생을 하죠. 옛날에 대항온할때도 많이 봤습니다 중국작업장유저.

그리고 전 조선족이 중국인 맞다고 생각합니다.
인천이라 화교들과 조선족 보는 기회가 종종 있는데
(제가 있는곳이 노동청이라 더욱 그렇고)
그다지 한국인이란 자각 없어요. 외국인이지.



Commented by 마른미역 at 2007/06/22 17:17
민족주의가 아니라 국가주의인것 같아요.
Commented by Cynic at 2007/06/22 17:26
조선족 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여러 민족들도 이처럼 홀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본다면 이것이 한국만의 문제로 한정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겠지요,
Commented by Lucifer at 2007/06/22 18:39
환빠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습니까.
요즘 계속 민족 민족 하는데 정말 걱정입니다...;;
Commented by 산왕 at 2007/06/22 19:12
/마른미역님...국가사회주의(파시즘)과 다민족국가인 미국사에서 나오는 국가주의는 조금 다르죠. 우리의 민족주의는 국가주의와 국가사회주의의 절충형 정도인 것 같습니다.

/Cynic님...혈통을 기반으로 한 민족의 개념으로 타민족이나 다른 지역의 자민족을 핍박하는 건 그렇게까지 흔한 케이스는 아닐 겁니다.

/Lucifer님...시간날 때 유교사 교수님과 나눈 대화를 한 번 정리해 봐야겠군요. 환빠에 관련된 이야기이고 하니^^;

/루아™님,궁극사악님...사실 중국 작업장들은 한국유저의 사냥을 피해 한적한 곳이나 저렙지역에서 사냥을 하는데 리니지도 어느덧 피케이가 잘 안 일어나는 게임이 되어 피케이 하고싶어 사냥다니는 이들이 많더군요. 한국인 잡으면 매도되는 분위기라(옛날 리니지가 아니죠;) 중국인 잡는거고 그 중국인에 조선족이 포함되더라 뭐 그런 겁니다^^

/스칼렛님...위에 적은 건 너무나 흔한 민족주의자들의 2중적 행태를 이야기한 것이고 저는 '인류정부주의자'인데다 혈통을 통한 민족 개념을 반신반의하기에 별로 신경 안씁니다^^;

/로리님...우리가 남이가?라고 하지만 필요에 의해 남도 되고 남 아니게도 되는 거겠죠 ( ")

/solette님...민족 생활권 개념 때문에 쟤들 우리 애들이라고 하는 것일 테고 실질적으로 돈이라도 들면 큰일나니까 하지만 우리 애들 아냐라고 하는 것이겠죠 orz

/콘돌님...아마도 중국하고 전쟁나고 간도 만주 해방(...)하면 조선족 우리 동포 취급해 주겠죠 orz

/매드박살님...저는 한국이 파쑈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한쪽으로 쏠리기 쉬운 건 교육제도 때문이겠지만 우리나라만큼 민주적인 국가도 없을 텐데 파쑈라뇨 -0-

/oldman님...앞으로 더 흔해지겠죠.

/reina님...좋은 경험 하셨네요^^ 재일교포들은 어떻던가요?

/수달님...아는 사람은 성인이겠죠, 아마;

/지옥차...-0- 자세히 이야기해봐
Commented by 슈나 at 2007/06/22 19:27
세상은 love & peace 라는 말을
전파해야겠군요 ( 웃음 )
Commented by 카페알파 at 2007/06/22 19:56
민족을 외치는 나라라는걸 생각하면 해외 동포나 한국 국적의 외국인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볼 문제이긴 한데.. 또 하나 생각해볼 문제는 조선족은 우리를 어떻게 보고있나 하는 것. 1세대라면 모르지만 2,3세대는 그냥 중국인이라는 얘기가 많던데 확실히는 모르겠다.a
Commented by 바람 at 2007/06/22 21:59
몇달 전 농촌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을 쓰다가 미뤄둔 게 있는데 찾아봐야겠네요;
Commented by 강설 at 2007/06/22 23:24
신림동 싼방찾기기행 기대하겠습니다; 요즘 제 친구가 신림동에 방구하러 다녀서... 저는 되도록 우리나라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데(근데 이게 잘못하면 일빠나 미빠 소리 듣기가 쉽죠;)우리나라사람들은 민족주의나 상대주의에 너무나 편협한듯... 프랑스사람들이 우리나라 개고기먹는거가지고 까면 걔네는 문화상대주의를 모른다 하지만, 중국이나 동남아까는거보면 우리도 할말이 없거든요;
Commented by nibs17 at 2007/06/22 23:30
외국인이든 우리 민족이든 상관없이 우리나라에 일하러 오셨고 자신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선입견에 휩싸여 함부러 대할 필요가 없겠죠.

잘 읽고 갑니다 :D
Commented by Juno at 2007/06/23 00:04
중국인이든 한국인이든 리니지 내에서 작업장 근무자들은 증오의 대상일 수밖에 없어요. 아이템 스틸, 사냥 방해, 자동 사냥, PK 등 1 레벨부터 48 레벨까지 작업장 근무자들과 부딪히지 않을 때가 없으니까요. 척살은 성을 차지한 지배 세력의 입장에서 피지배 세력(?)인 일반 유저의 바람을 이루어준다는, 어찌보면 봉사 활동일 수도 있지요. 잔혹하게 들리긴 하지만 말이죠...
Commented by 보드뷰라드 at 2007/06/23 00:1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고 생각해 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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