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날씨가 언급한 '먹짱'이라는 만화. 모 오타쿠 뮤지션의 추천으로 보게된 만화로 '먹기승부'를 스포츠화하려는 집단과 서커스나 엽기이벤트 쪽으로 가려는 집단의 대결을 배경으로 많이 먹더라도 맛을 음미하며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동조하는 주인공이 사도 먹보(...)들과 승부를 벌여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대실수. 이 만화를 통해 어설프게 많이먹기승부에 대해 알게 된 게 점보라면에 도전하게 된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orz...
먹짱 자체는 조금 애매하긴 해도 볼만한 만화로 '뷔페에서 어떤 순서로 먹어야 많이 먹을 수 있는가' '많은 양의 면을 빨리 먹으려면?'같은 도움이 되는 지식들(.....)도 얻을 수 있고 대결 자체도 재미있었습니다.
81번옥의 점보라면에 대해서는 전부터 이야기를 듣고 있었지만 실제 사진을 본 적은 없었고 주위에 성공했다는 분도 없어서(아래아래 글에 비안졸다크님이 제가 발견한 성공한 첫 사례입니다(아는 분들 중;)) 정보가 없었지요. 사실 어제 간 건 그냥 일반라면 맛보러 간 것이었습니다.
81번옥 내부모습. 이태원역 2번출구로 나와 쭉~~가면 있습니다.
네기라면 정도나 먹으려고 했는데 후배녀석들이 마구 충동질을 하더군요. '선배님이라면 가능해요!' '보고싶어요!'부터 '실패하시면 25%는 내 드린다'는 제안까지(...) <-- 실패하면 20000원 성공하면 0원입니다. 옆에 붙어있는(사진 우측상단) 사진들이나 성공률 12%전후를 보면 충분히 가능해 보이기도 했고 말이죠. 결국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orz
*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자신있는 사람들이나 도전하지 왠만하면 도전하지 않을 텐데; 그런 사람들조차 10중 8~9는 실패한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말이죠; 확률의 함정에 걸린 셈입니다 orz..
사진으로 본 텅빈 점보라면 그릇은 그다지 무서워보이지 않더군요.
네기라면 보통입니다. 점보라면은 '4인분'이라고 되어있는 듯 하더군요(...4인분치곤 너무 많았어요!!)
그리고 눈앞에 놓인 점보라면.
...
..
?!
일단 먹기 시작했습니다. 옆에는 20분으로 맞춰진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먹짱에서 본 '서서먹기' '그릇 두 개 이용하기' '양손먹기'같은 건 아무 도움 안되고 머리가 멍해진 상태로 먹기 시작했지요.
괴로운 장면은 가려뒀습니다. 정말이지; 보면 식욕이 사라지는 장면이라서 말이죠(...)
1/3정도까지는 맛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차슈와 계란을 먹으며 잘 익었군~같은 멍한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고 말이죠. 반쯤 먹은 시점부터 면의 맛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그리고 2/3쯤 먹자 위가 찼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먹짱에서 익힌 것 중 후반부에 벨트를 풀라!는 걸 기억하고 벨트를 푼 것까지도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시야가 흐려지며 멍~한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후배 중 한녀석이 동영상을 찍어뒀기에 나중에 다시 보니 정말 괴로운 장면이었습니다. 으으~~ 생각만 해도 무섭군요 orz...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부터 '돈보다 생명이 소중해' '어머니 죄송해요'같은 생각도 나고 '후배놈들 용서하지 않겠다. 반드시 복수하겠다'같은 생각까지.. 여러 생각이 교차한 후. 2만원에 이런 교훈을 얻었으면 싼거라는 생각에 5분 남은 시점에서 먹는 걸 포기하고 계산을 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와서 밤거리를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말자'(...) 먹짱에도 나오듯 음식은 맛을 음미하며 먹는 게 최고입니다. 많이 먹으면서도 맛을 음미한다!? 보통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 ")..
지나가다 약국에 들러 소화제를 사먹었습니다. 그덕에 하룻밤 꼬박 고생했지만 후유증이 그렇게 오래가진 않은 것 같네요 ( ")..
평소 남보다 세배쯤은 먹는다거나, 위장 늘리는 훈련을 했다거나 먹짱에 나오는 비기들을 습득했다는 분이 아니라면; 도전을 말리고 싶습니다. 성공하더라도 몸에 좋을 게 없을 것 같고 말이죠; 어제는 왜 실패했나를 생각하며 다음에 성공하려면~이라는 헛된 생각을 했지만; 하루 지나고 나니 다시는 도전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 드네요. 그리고 도전하려는 분들을 말리고 싶습니다(...) (특히 A모님;;)
덧) 자꾸만 국물이 너무 짜서..미역 때문에.. 차슈와 계란부터 먹어서.. 점심을 많이 먹어서..같은 생각이 나는데; 이런 망상은 어서 지워야겠지요; 누가 충동질하더라도 다시는 도전하지 않으렵니다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