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The Great)™ 세계사 수업에서 혹은 로마인 이야기같은 책에서 한 번 쯤은 들어보셨을 '게르만 족의 대이동'으로 브리튼 땅으로 건너간 앵글로-색슨족은 수십개의 국가를 이뤄 서로 대립-항쟁하다가 8세기 경 7왕국으로 정리됩니다. 이 시기를 7왕국 시대라 부르지요(대충 얼음과 불의 노래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잉글랜드의 패권을 놓고 서로 다투는 7왕국과 그런 7왕국으로 침공해 오는 데인족).
7왕국으로 데인족이 침공해 왔을 때 분열된 각각의 왕국은 그 침입을 막아낼 힘이 없었기에 가장 멀리-남서쪽- 있던 웨식스를 제외한 6왕국이 멸망해 버리고 맙니다. 웨식스로도 데인족이 쳐들어오고 그 때의 웨식스왕이 바로 알프레드 대왕인 것이죠. 아직 봉건제가 시행되고 있지 않았고 상비군도 없었던 당시, 알프레드 대왕은 '민병대'를 만들고 우수한 자들을 '장교'로 삼아 군대를 만들어 내고는 878년 데인족에 대한 반격을 개시해 잉글랜드를 반으로 분할해 남서쪽 절반은 웨식스가, 북동쪽 절반은 데인족 거주구로 하는 협정을 맺게 됩니다. 이것이 흔히 이야기하는 '데인 로'인 것이죠.
트랙백한 글에 적어뒀듯이 알프레드 대왕은 힘과 지혜를 모두 지녔기에 대왕 칭호를 얻게 된 왕입니다. 멸망 직전의 잉글랜드를 구했을 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최초로 '기록된' 법을 공표했고, 학교를 만들고 세금을 '제대로' 걷는가 하면 라틴어를 영어로 직접 번역했다고 하지요.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만화 '빈랜드 사가'는 1003년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위에 언급한 알프레드 대왕과는 100년 이상의 시차가 있는 셈으로 알프레드 대왕과 빈랜드 사가와의 직접적 관계는 물론 없습니다만 :b 1권의 첫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의 아버지를 데인족 기사단에서 찾으러 오는 배경이 바로 저 '데인 로'이기에 간단히 설명해 본 것이지요.
웨식스와 데인족의 우호관계(웨식스에서 데인 로가 지켜지는 대가로 데인 족에게 세금을 내고 있었습니다(조공이라고도 하지만;))는 알프레드 대왕의 후손으로 영국 역사에서
'준비되지 않은 애설레드' - 뭐랄까요;
로 기록되는 애설레드 1세가 웨식스의 왕이 되며 끝이 납니다. 1003년, 휴일 - 빈랜드 사가 1권에 묘사되듯이 데인 족이 목욕을 하는 날 - 데인 로를 넘어 데인족을 습격한 것이죠. 역대 왕들의 소망이었던 데인 로의 회복을 위해 전쟁에 나선 것이지만 그 습격으로 당시 덴마크-노르웨이 왕으로 북유럽 최대 강자였던 '스웨인'의 여동생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스웨인은 덴마크-스칸디나비아의 전사들을 소집해 영국으로 쳐들어갑니다(데인 족 2차 침공) 빈랜드 사가에서 주인공의 아버지를 맞으러 온 기사단에서 말해주는 배경이 바로 저것이지요.
'덴마크 왕의 여동생을 살해한 앵글로-색슨 놈들을 박살내러 가기 위해 전 기사단에 소집 명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1003년의 침공에선 주인공의 아버지는 음모로 살해당해 전쟁에 참가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역사에선 스웨인의 침공에 겁을 먹은 애설레드 왕이 노르망디로 도망가버리는 바람에 잉글랜드에 권력의 공백기가 생겨버리죠.
그리고 10년 후. 스웨인은 재차 잉글랜드로 쳐들어갑니다. 그리고, 이 때의 침공군에는 톨루스의 아들 톨핀(빈랜드 사가의 주인공)이 용병단의 일원으로 참가하고 있었다는 것이 만화 빈랜드 사가의 설정이고, 최근 내용입니다. 최근 연재분에서 톨핀이 속한 용병단이 '런던'을 공격하고 있더군요 :b
빈랜드 사가는 크리스토퍼 콜럼부스(크리스토포르 꼴론)보다 아메리카 대륙을 먼저 발견한 바이킹의 이야기(바이킹들이 아메리카를 빈랜드라 불렀다는 데에서 빈랜드 사가라는 제목이 나온 것이고)를 그리고 있는 만화입니다. 애프터눈 4월호에 이름만 등장한 덴마크 왕자가 역사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함께 빈랜드 사가의 앞으로의 내용에 대한 예상은 다음에 적어보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