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망가흔히들 하는 오해 중에,
'캡틴 쿡은 영국 제국주의의 앞잡이가 되어 태평양의 섬들을 정복(발견)했다'
는 것이 있습니다만,이런 류의 오해는 쿡이 해군 총독에게서 받은 기밀 지령의
'폐하를 위해 최초의 발견자이자 소유주로서 적절하게 표시하고 기명하여 소유'
하라는 지시에 근거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실 당시 마지막 미지의 바다였던 태평양으로 탐험을 떠난 사람들 대부분은 저런 명령을 받고 떠났습니다. 걸리버 여행기에도 걸리버가 자신이 최초로 발견한 '거인들의 나라'나 '라퓨타'를 보고하고 영국의 소유로 해야하나 정복하기 힘들 것이고 원하지 않아서 위험을 무릎쓰고 보고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나옵니다만, 이건 영국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영국 다음으로 활발한 탐험=정복사업을 펼치던 프랑스는 물론, 그 외 탐험을 떠나보내는 국가 대부분은 저런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쿡은 '태평양 점령계획'의 반대자로 알려져 있고 무엇보다 그의 탐험을 후원한 왕립학회 회장인 모턴 백작 제임스 더글라스의 지령이 위에 언급한 해군으로부터 받은 명령과 상반되는 내용을 담은 채 내려져 있었습니다. 그 지령의 내용은,
'이 사람들의 피를 보면서까지 그 땅을 갖는 것은 최고의 범죄이다. .. 그들은 본래 그대로의 사람들이며 지금 살고있는 땅의 합법적인 소유자이다'
같은 문장을 포함하며 '원주민들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어떤 형태의 식민지화도 반대한다'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위의 명령에 더 주목들을 하시겠지만, 위의 지령에도 단서가 달려 있었습니다.
1. 원주민의 명백한 동의가 있을 경우
2. 무인도의 경우
.. 사후의 결과에 의해 캡틴 쿡이 제국의 앞잡이 비슷하게 각인되어 버렸지만, 쿡 생전의 제국정부는 적어도 '신사'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아직 콘월리스나 헤이스팅스는 없었던 것이죠 :b
그리고 캡틴 쿡은 저 단서가 해당하는 경우에도 식민지 건설에 반대했습니다.
그의 마지막 항해일지의 구절을 보면,
'주민들이 오타헤이테(타히티)에 정착지를 만들라고 자꾸 권유하지만.. 나는 그들의 반복되는 친절한 제의에 감사했지만, 이런 일이 결코 생기지 않기를 희망한다'
라고 적혀 있지요.
마지막으로 '원주민들에게 살해당한 것이 쿡의 본모습을 보여준다'는 말에 대해 적어보자면..
쿡의 탐사 초기에는 원주민들이 대단히 친절했습니다. 하지만, 쿡이 발견(?)한 섬들로 온 후발주자들은 쿡과 같은 생각도, 양식도 없었던지 원주민들을 괴롭히기 시작했지요. 쿡이 마지막 탐사를 떠나기 전후로 탐험가들이 원주민들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런 일련의 흐름에서 사고를 당한 쿡을
'스스로의 행동의 결과'
를 당했다고 몰아붙이는 건 제대로 알지 못해서일 겁니다. 쿡을 다룬 책들도 많이 나와 있으니 살펴보시길 권하며.. 계란소년님의 엄한(?) 포스팅에 트랙백한 역시나 엄한 글을 마무리합니다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