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의 성
'닌자액션물'의 원류가 인풍첩이라면(그 첫번째를 만화화한 게 바로 바실리스크) '닌자물'을 만들어낸 건 시바 료타로의 '올빼미의 성'일 겁니다.

닌자란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고 말하고 일하는가를 말그대로 창조해낸 작품으로, 닌자붐을 일으켜 현재 우리가 익히 아는 그런 닌자상을 만들어낸 작품이기도 합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집권한 후 고니시 가문에 이권을 주고 오다 노부나가 시절 가장 큰 이권을 누리던 이마이 소큐를 홀대하자, 소큐는 도쿠가와 가문과 손잡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암살할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기 위해 선택한 닌자가 바로 '이가의 난'을 거치며 전멸한 이가닌자 중 최고로 손꼽혔던 '쓰즈루 주조'. 코가닌자들이나, 옛 동료의 방해를 뚫고 주조는 '천하인'을 암살할 수 있을 것인가..

전국시대 말기의 무장들이 실명으로 등장하는데, 그 무장들의 성격은 이랬을 것이라고 처음으로 규정짓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후의 작품들에선 그대로 사용되었고, 지금은 뭐 일반화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지요. 마에다 겐이나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시다 미츠나리, 시마 사콘, 이마이 소큐..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히데요시와 주인공 주조가 대면해 대화하는 장면은 정말 가슴이 두근거리는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뭐, 어떻길래 그런가는 소설에서 확인해 주시길 :b

그건 그렇고, 이 올빼미의 성은 시바 료타로의 데뷔작입니다. 그래서, '나오키상'을 받았죠. 나오키상이 전후에는 기성작가들의 작품에도 상을 주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우수한 신인작가의 작품에 상을 주는 게 방침인지라 대부분의 나오키상을 받은 작품은 그 작가의 데뷔작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걸 두고 정말 재미난 개그를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만,

'꽤 괜찮은 작품인가 보다. 나오키씨는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만화가인데 그분 이름을 단 상을 받았다니..'

라나..

올빼미의 성은 50년대에 나온 소설로,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와는 아무 상관 없답니다 :b(우라사와 나오키는 60년생이고;) 저기서 말하는 나오키상은 소설가 나오키 산주고가 죽자 그를 기념해 만들어진 상으로 70년 전에 만들어진 겁니다 :b

농담은 여기까지 하고, 올빼미의 성 번역은 꽤 훌륭한 편입니다. 일본 역사물 번역에서 가장 쉽게 틀리는 부분이 '이름', '지명' 부분입니다만 한때는 전국시대 동호회에서 활동하며 매니아 근처에 있던 제가 봐도 지적할 부분이 전혀 없을 정도였으니까 말이죠(자랑 아닙니다;;;;)

그가 쓴 소설 중 미야모도 무사시나 사카모토 료마,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 우리가 익히 아는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들은 다 출간이 되었는데, 시마 사콘이나 다른 작품들도 어서 나와주길 기대해 봅니다.
by 산왕 | 2005/08/17 14:41 | 책에 대한 건전한 이야기들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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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 하고 말이죠.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는 간만에 손에 잡은 (당대의) 나오키상 수상작이었습니다(2006년 수상) 예전에 상을 받은 책이라면 얼마전 읽은 '올빼미의 성' 같은 것도 있었지만 몇십 년 전의 책이죠.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를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나오키상은 여전히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 more

Commented by hansang at 2005/08/17 14:45
일본 무협(?)물은 시바타 렌쟈부로것밖에는 읽은것이 거의 없어서 지식이 전무하네요.^^ 구해 봐야 겠습니다.
Commented by AirCon at 2005/08/17 14:52
나오키라면, 한국과 일본을 왔다갔다하는 나오키스(.. 어이)
Commented by Vegas at 2005/08/17 15:01
지금 유통되는 닌자에 대한 이미지는 어디에서 온걸까 종종 궁금해하곤 했는데, 환타지로치자면 반지의 제왕급이 어딘가에 있었던게로군요. 책은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만 영화는 보았는데 ... 영화는 심히 이상했었습니다. ;;
Commented by 트윈드릴 at 2005/08/17 15:10
(daidong입니다.)
개인적으로 시바 료타로씨는 존경합니다. 불모지에서 새로운 세계를 건설했으니 말이죠...막말과 전국시대의 붐을 만들어냈다고 하면 과장일까요?
Commented by 리얼 at 2005/08/18 00:07
꽤나 괜찮게 읽었더랍니다.
Commented by 달바람 at 2005/08/18 00:48
영화를 꽤 기대하고 봐서, 언젠가 원작을 읽어보고 다시 판단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영화가 너무 했거든요;
Commented by 가넷 at 2005/08/20 10:01
소설 말씀하신 거였군요.
전 신문광고가 워낙 거창해서 영화를 봤었는데 그게 참...
액션이 너무했어요.
쿠노이치(여자닌자)는 예뻐서 좋았지만 말입니다. -_-
소설이 괜찮다면 읽어봐야겠네요.

이 영화를 보고 한 가지 깨달은 점은, 여기서 주인공 역을 맡은 남자가 "세상의 기묘한 이야기"에서 시대극의 주인공을 맡은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평소에 진지한 시대극을 많이 하던 사람이었기에 기묘한 이야기에서의 이미지 파괴가 일본관객들에게는 더 크게 와닿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죠.
단지 그뿐입니다. :)
Commented by 산왕 at 2005/08/22 18:11
/hansang님...무협물..그렇군요^^

/에어콘님...그런 어려운 네타를! ( ");

/Vegas님...영화가 두개 있을텐데, 나중 것을 보셨다면 실망하셨을 수 밖에 없지요;;

/daidong님...과장이 아니죠^^ 작품을 쓰기 위해 공부를 정말 많이 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얼...재미있게 봤지^^

/달바람님...영화를 먼저 보셨다면..소설을 꼭 보셔야 합니다^^

/가넷...나카이 기이키씨라면 바람의검 신선조나 기묘한 이야기, 천하영웅 등에 나왔는데, 아주 좋아하는 배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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