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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티스 페스티벌 후기 by 산왕

- 후기라고 적었지만 공연이 어땠다는 건 '좋았다'는 한 단어로 정리 가능하겠습니다. 정말 좋은 공연이었고 한국 팬들의 호응도 아주 좋았습니다^^

-작년말부터 시작된 저와 이 공연의 인연에 대해 적어보려 합니다.

2014년 11~12월 사이에 연락을 받고 뮤지션 라인업, 셋리스트 작성에 대한 조언, 홍보/마케팅 협력 등으로 이번 란티스 페스티벌 서울공연에 관여해 왔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다니는 회사가 이번 공연 유일의 한국 공식 협찬미디어였죠^^;

-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서울공연 표 완매가 가능할까를 이야기 나눴는데, 역시 뮤즈가 오는 수 밖에 없다는 게 제 견해였습니다. 9명 스케쥴을 맞추기 어려우니 대안이 있다면 어떤 뮤지션일까?라는 이야기도 나눴지만 역시 뮤즈의 대안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처음엔 9명 다 오는 쪽으로 추진이 되다가 사정상 하나 둘 줄어 결국에는 5명만 오게 되었습니다만.. 이번 공연이 뮤즈의 첫 해외공연이었다는 점도 그렇고, 매진도 되었고 호응도 좋았다는 데에서 결과적으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멤버는 결국 못 오게 되었습니다만^^;

- 일단 뮤지션이 정해진 후에는 한국 팬들이 어떤 노래를 부르면 좋아할까에 대해 참고자료로 셋리스트 작성을 부탁받고.. 일과시간을 쪼개어 작성을 했습니다.

제 추천곡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실제 공연에서 나온 곡들과 비교해보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진짜 그냥 참고자료 수준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작성해서 보내줬는데 생각보다 참고를 많이 한 느낌적 느낌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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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μ’s
僕らは今のなかで, START:DASH!!, No brand girls, Snow halation, Music S.T.A.R.T!!, Shangri-La Shower, 僕らのLIVE 君とのLIFE, Wonderful Rush, Wonder zone

사심없이 전원 함께하는 뮤즈 곡들로 선곡한 겁니다. 모바일게임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도 유명한 곡들 위주입니다.

soldier game(비비) 하나 정도 팬심으로 추가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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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일단 전원 다온다는 가정 하에 선곡한 것이라.. 당시 주변 러브라이버들과 상담도 하고 꽤 진지하게 작성한 목록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스타트 대쉬!를 꼭 듣고 싶었는데 이건 무산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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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OLDCODEX
カタルリズム, reject, Rage on, Dried Up Youthful Fame, WALK, The Misfit Go, Cold hands

이쪽은 아니메 타이업 곡들로. 쿠로코와 프리는 국내 방영도 되고 했으니 팬들의 인지도가 높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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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코덱스는 사실 그리 잘 알지는 못하던 상태라, 주변 여성덕후 동지들 상담을 좀 하고 국내 방영 아니메 타이업곡 위주로 추천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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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JAM Project

未來への咆哮, GONG / 牙狼~SAVIOR IN THE DARK~, Amor,  Go! Go! レスキュ?!, Skill

오쿠이 마사미씨 등 멤버들의 솔로곡들을 좀 듣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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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곡 메들리를 실제 해 주실 줄이야^^; 미래로의 포효는 결국 공연에선 들을 수 없었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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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ozuca
아이따이요, 蒼?の風, 果てなき道, S.S.D!, I will go, Reality awake, true love song, 記憶の海, まぶしくてみえない, 未?地?, RETRY, Fragment ?The heat haze of summer?

이쪽은 타이업곡 위주로 골랐습니다만, 다카포 곡은 많아서 선정이 어려웠습니다. 아이따이요는 역시 한번 불러주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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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포 팬들의 비원?이 이뤄졌다고 해야하나.. 다카포 가수 요즈카씨가 와서 아이따이요를 불러줬습니다.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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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AiRI
君と僕はそこにいた, Dreamer, Imagination > Reality, learn together, Precious Memories, EXEC_NULLASCENTION, 風のように 炎のように, beautiful flavors, あの夏の?物

이쪽도 타이업 위주인데 개인 취향이 조금 반영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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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란 시절 곡들 중에는 좋아하는 게 많습니다만 ( "); 어디까지나 아이리로 오신 것이니 아이리 시절 곡들로.. 타이업 중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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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畑亞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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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하타 아키씨는 유구환상곡 외에는 딱히... 작사를 맡은 곡들의 메들리를 해주신 건 괜찮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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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미사토 아키
미사토 아키씨는 유명곡, 명곡이 너무 많아서..그냥 연대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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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토 아키씨의 경우 오레츠바 곡을 꼭 불러주십사..했는데 역시 좀 무리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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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ZAQ
Sparkling Daydream, 激情論, VOICE, OVERDRIVER, Seven Doors, Philosophy of Dear World
근래 핫한 아니메 주제가를 많이 하셨으니 그 위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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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타이업 중심의 선곡. 이번 공연을 통해 저도 팬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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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喜多修平
Breakin' through, Soul Phrase, CROW's SKY, この手で抱きとめるから, 優しさに守られて

좀 개인취향이 반영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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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티 소울 오프닝을 실제 불러줬는데 반응이 그냥저냥이라 좀 아쉬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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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栗林みな
Doubt the World, 翼はPleasure Line, マブラヴ 정도는 꼭 들어보고 싶지만 워낙 좋은 곡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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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리바야시씨의 경우는 제 추천이 전혀 반영이 안되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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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nano.RIPE
なないろびより, 月花(이 두개는 꼭 좀..), スタ-チャ?ト, ツマビクヒトリ, パトリシア, 夢路, ハナノイロ, 面影ワ?プ, ?空事, リアルワ?ルド, もしもの話, 影踏み, 透明な世界

근래 워낙 핫한 곡들이 많아서 타이업곡 싹 넣어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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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개인적으로는 논논비요리 오프닝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만족이었고^^; 역시 이번 공연을 통해 팬이 되었습니다. 원맨라이브를 온다면 보러 갈 용의가 있습니다 ㅎㅎ

대충 이렇게..

이번 공연 관람객들의 호응이 아주 좋아 란티스 쪽에서도 만족한 것 같습니다. 뮤지션들도 많이 놀란 것 같고.. 사실 해외는 물론 일본 국내에서도 선호하는 뮤지션 외에는 반응이 그닥인데 한국은 진짜 대부분 뮤지션에 좋은 반응을 해 줬다고 느꼈습니다. 란티스에서도 그렇게 느낀 것 같고.

닛타 에미씨가 다음에는 9명으로 오고싶다!고 했는데 실현된다면..재미있겠네요^^ 다른 뮤지션들도 원맨라이브는 무리라도 몇팀 같이 짜서 오면 어느정도 흥행은 되지 않으려나? 싶기도 했고^^;

과정에서 짜증나는 일, 빡치는 일도 좀 있었지만.. 지나고나서 보니 이래저래 즐거운 4개월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재미난 일이 계속, 많이 생기기를...

러브라이브 라이브뷰잉에 다녀와서.. by 산왕

최근 뭔가 비공개글은 몇개 적었는데 공개를 하자니 애매해서..결국 또 간만의 포스팅이 되고 말았습니다.

- 지난주말에는 '러브라이브' 라이브뷰잉에 다녀왔습니다! 일본 뮤지션 공연에는 몇차례 갔고, 라이브뷰잉도 몇번 경험했지만 aㅏ...여기는 뭔가 달랐습니다 ( "); 일찍부터 메가박스를 점령한 뭔가 무서운 옷을 입은 아저씨들, 야광봉 람보군단. 아니 직접 일본에 건너간 분이 100단위라길래 여기도 이런 분위기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 아무튼.. 아, 먼저. 저는 '관계자석'에서 봤는데 2관 중간쯤이었죠. 중간에 뭔가 아저씨들이 일어나지도 않고 야광봉도 안 흔들고 조용히 보더라 싶으셨을 텐데 관계자석입니다.

일본 라이브에서도 카메라 단상 앞에 빈자리 많고 나이 지긋한 분들이 보이고 야광봉 비율이 적은 곳 있었죠? 거기가 바로 관계자석입니다(...) 그나마 일본은 관계자석에서도 야광봉 좀 흔들고 콜 좀 하는 분위기던데 한국은 정말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거든요.

관계자석이 익숙한 저이지만 중간에 스노하레 나오고, 샹그릴라 샤워 나올 땐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날...뻔 했는데 옆자리 정장입은 아저씨의 시선을 받으면 몸이 굳던(....)

- 사실 제가 아이마스 쪽은 좀 봤지만 러브라이브는 라이브 보는게 이번이 처음이라 성우들 얼굴과 이름도 매칭이 안 되는 상태였어요.

대충 느낌이

호노카: aㅏ....리더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북두신권 전승자라고 해도 믿음이 갈 정도의 떡 벌어진 어깨와 팔뜩.. 푸쉬업 100개는 껌으로 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진정한 강함을 본 것 같네요? ( ");

에리: 사실 게임이나 애니 살짝 본걸론 에리가 가장 마음에 들었었는데, 역시..좋았습니다.

마키: 사실 게임에서는 이미지가 별로였어요. 그런데 라이브뷰잉 다녀와서 팬이 되었습니다.

린: 사실 게임에서는 이미지가 벼..아 같은 말이네. 아무튼 린 팬들이 힘을 내 주셔야하는데!

등등.

- 여성 비율이 높더군요. 이건 좀 놀란 점이고. 스쿠페스 곡 나오면 벌떡 일어나고 아니면 앉아계신 거 보니 스쿠페스가 확실히 프랜차이즈 저변 넓히는 데 큰 힘을 발휘하는구나~ 싶었죠.

- 개인적으로 감동한 건 글로벌 흥겜 비타라이브(스쿠파라)를 버리지 않고 ㅠㅠ 언급도 해주고 샹그릴라 샤워도 불러준 거 ㅠㅠ

'다시는 비타라이브를 무시하지 마라!'

제가 비타라이브 2개 플래티넘 트로피 딴 게이머입니다 ( ");

-좋았습니다. 언젠가.. 실제 라이브도 한번 보러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그런데 역시 다시 생각해봐도.. 아이돌마스터 애니메이션에서 기자 아저씨가 작게 사이리움을 흔들며 응원을 하듯 저도 관계자석에서 살짝 응원하는 정도가 가장 잘 맞지 않나 합니다. 함께 콜하고 흥분하..ㄹ 자신이 없네요 orz..

- 아, 애니마스에서 기자아저씨가 사이리움 작게 흔드는 거. 아마 국내에서는 그냥 가볍게 넘기셨을 장면일 텐데, 굉장히 의미있는 장면입니다.

일본에서는 기자들이 '팬심'을 충족하는 게 일반적이지가 않아요. 기자는 취재를 하러온거지 응원, 즐기러 가는 게 아니죠. 영화나 콘서트 등에서 한국에선 가족데려와 같이 즐기는 것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일본은 좀 분위기가 다르고, 토미노 감독이 한국에 처음와서 기자가 사인받으려 하자 '일하러 온건데 사인이라니?'라고 했다는 일화도 있고 아무튼..

그런 입장을 넘어서까지 응원할 정도로 765 프로의 아이돌들에 대한 응원하고싶은 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죠. 저는 직업상(?) 굉장히 감명깊었던 장면이고^^;

뭔가 러브라이브로 시작해 아이마스로 끝났는데..아무튼 좋았습니다. 갈까말까 고민하다 가길 정말 잘했네요^^;

구리모토 카오루씨의 '다크타워' 서평 by 산왕

스티븐 킹의 '다크타워' 4부 하권이 국내 출간 되었더군요. 예전 판본으로 3부 '황무지'까지 봤는데 4부 상권이 나온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 기회에 새 판본으로 처음부터 다시 보려고 생각중이고요^^;

다크타워 일본판은 매권 일본의 판타지 소설 작가들이 서평을 적어줬는데, 3권 서평을 적은 분은 지금은 작고하신 '구인사가'의 구리모토 카오루씨입니다.

스티븐 킹이 다크타워 집필을 시작할 때의 목표가 '세상에서 가장 긴 판타지 소설을 쓰는 것'이었다는데, 이걸 생각하면 구리모토씨가 다크타워 서평을 쓰는 건 매우 그럴 듯 하죠^^;

한국에서도 저런 시도들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유명작가들의 릴레이 서평같은.. 판타지 장르라면 쓸만한 분이 많을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구리모토씨가 2005년에 쓴 서평을 소개해 봅니다. 이게 아마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부는 한국 온라인서점 등에 올라가 있을 거에요(찾아보면 전문 올려둔 데도 있을지도?)

서평 번역은 번역가 장성주님이 하신 겁니다. 다크타워 발간 기사를 쓰며 서평을 소개하고 싶었는데 기사에 싣기는 분량상 애매해 블로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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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티븐 킹과 인연이 있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아예 인연이 없는 사이도 아닌 것이, 『그린 마일』 시리즈 가운데 한 권에 해설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고 교정쇄를 읽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춤』이라는 에세이집도 읽은 적이 있기는 합니다만, 사실 저는 호러 소설을 써서 사람들을 겁먹게 하는 주제에 정작 스스로는 겁먹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킹의 소설은 되도록 안 읽으려고 하지요. 게다가 과문한 탓에 이 「다크 타워」라는 시리즈는 금번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다크 타워’를 읽고 나니 제가 이때껏 지니고 있던 킹의 이미지가 조금은 변한 듯도 싶군요.

시리즈 각 권의 여는 글에서 스티븐 킹은 ‘세상에서 제일 긴 판타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비록 곧바로 좌절하고 말았다는 내용이 이어지기는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킹 선생한테 좀 미안하게 됐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뒤이어 그런 저한테 「다크 타워」 3부의 해설을 맡긴 편집자는 꽤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제일 긴’이라거나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또는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등등, 무엇이든 간에 ‘세계 최고’를 쓰고 싶다는 마음은 조금이라도 능력이 있는 작가라면 당연히 품게 되는 법입니다. 어쩌면 무엇보다 큰 꿈일 테고요. 물론 그 모두를 겸비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욕심을 부려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러나 모름지기 작가란 모름지기 업이 깊은 인간이기도 하지요. 아직 읽는 도중이기는 합니다만, 이 「다크 타워」를 읽다 보니 오랜만에 이런저런 감회에 젖게 되는군요.

「다크 타워」 시리즈는 이른바 ‘다크 판타지’입니다. 저는 무슨 까닭에선지 그 말 자체가 재미있더군요. 요즈음 이른바 ‘라이트 노벨’이나 ‘라이트 판타지’라는 장르가 유행하는 중인데 이쪽의 ‘라이트’는 가볍다는 의미로서 ‘다크’와 대비되는 것은 아닙니다(혹시라도 전문용어로서 정확히 대비되는 의미라면 미리 사과를 구합니다.). 이러한 라이트 노벨의 전성기인 지금(일본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인지도 모릅니다만) 이 다크 타워처럼 ‘다크’하고 ‘헤비’한 판타지가 인기를 끌다니, 무척이나 흥미있는 일입니다. 다크한 판타지라고 하면 저 같은 사람은 마이클 무어콕이 쓴 「엘릭 사가」를 떠올리게 마련입니다만, 다크하기로 따지면 「다크 타워」 쪽이 단연코 최고이지요. 

스티븐 킹 본인은 ‘세상에서 제일 긴 판타지를 쓰려다가 좌절했다’라고 말합니다.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는 뭣합니다만, 실제로 세상에서 제일 긴 판타지를 쓰는 제가 말씀드리자면 스티븐 킹의 포부는 좌절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제가 쓰는 「구인 사가」 시리즈가 「다크 타워」와 비교하여 얼마나 라이트한가 하는 문제는 저 스스로 말씀드릴 바가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 거북이 같은 몸뚱이를 지닌 뱀은 뱀으로 부를 수가 없거니와(맙소사, 무슨 이런 비유를!), 뱀처럼 기다란 몸뚱이를 지닌 거북이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 법입니다. 아무리 퉁퉁한 뱀이라고 해봐야 고작 아나콘다이고, 세상에서 제일 큰 거북이라고 해봐야 몸 길이가 너비의 배 이상 될 리가 없지 않습니까? 얘기하면 할수록 시시한 비유이기는 합니다만 ‘무거운 놈은 날지 못한다’라는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떻습니까, 「다크 타워」 시리즈가 100권이 넘게 이어진다면 좀 무섭지 않습니까?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저는 이 「다크 타워」에 그려진 세계가 마음에 무척 마음에 듭니다. 그러나 이 시리즈가 100권까지 이어진다고 하면, 솔직히 말해 감당하기 힘듭니다. 역시 예닐곱 권, 아니면 열 권 정도로 ‘와, 굉장하다. 과연 스티븐 킹이야. 역시 킹(king)이라니까.’ 이렇게 기뻐하면 좋을 만한 중량급 ‘다크 노벨’이면 그 자체로서 훌륭하지 않을까요. 「다크 타워」 시리즈는 무서울 정도로 공들인 구성에 문체도 등장인물도 중량감 만점이니까요. 게다가 어두우니 어쩌니 해도 가장 감탄스러운 점은 바로 주인공 롤랜드가 심한 부상을 입고 빈사 상태가 되어서도 멈추지 않고 싸운다는 사실입니다. ‘용케 안 죽네. 이 녀석 혹시 사이보그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근성 있는 주인공이지요. 라이트 노벨이라면 냉큼 끝내버렸을 텐데 말입니다. 거기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음산하고 참혹한 분위기가 빚어내는 묵직함이지요. 누구도 아닌 스티븐 킹만이 이토록 기괴하고 매혹적이며 어두운 세계를 꾸준히 써내려갈 수 있습니다. 실로 중량감과 사실감이 가득한 작품, 따라서 작가가 힘을 내면 낼수록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작품입니다. 그 ‘묵직함’은 대단히 매력적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매력적인 동시에 약점도 지니고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몸 상태가 안 좋을 때에는 읽을 마음이 안 든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몸 상태가 최고로 좋을 때 이 책을 읽고 어두움에 젖으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스티븐 킹을 읽을 시간’이 따로 있다고 한다면 뭐랄까, 세상도 인간도 신물이 날 때, 다른 세계로 가버리고 싶을 때가 아닐까요. 그런 기분이 들 때 「다크 타워」 시리즈를 끼고 읽다 보면 그쪽 세계로 완전히 건너가서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제가 쓴 「구인 사가」 시리즈는 세상에서 가장 긴 판타지이자 십중팔구 ‘세상에서 가장 빨리 읽는’ 판타지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독자들께서 읽기가 무섭게 ‘다음 권은?’ 하고 외치시니 말입니다. 스티븐 킹도 「다크 타워」 시리즈가 안 나오는 동안 재촉 편지를 산더미처럼 받은 나머지 이러다 편지에 깔려죽지나 않을까 겁이 났다고 합니다만, 킹의 경우는 살짝 다른 것 같습니다. 킹의 애독자들은 아마도 ‘황천으로 데려다줄 마법열차가 파업 때문에 운행을 멈췄다!’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롤러코스터가 중간에 멈춰 서버린 느낌이었으니까 말이지요.

자, 그러니 뱀은 거북이 될 수 없고 거북은 뱀이 될 수 없는 법입니다(물론 뱀목거북이라는 것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봐야 뱀보다는 짧으니까요.). 거북한테는 거북 나름의 고혹스러운 멋이 있고 뱀한테는 뱀만의 매력이 있겠지요. 스티븐 킹의 특기라면 역시 이 「다크 타워」의 ‘어두움’과 ‘잔혹함’, ‘묵직함’, ‘다크함’, ‘바닥 모를 암흑’ 등일 것입니다. 그것이 있어야만 스티븐 킹의 이름값을 한다고, 또 그것이야말로 스티븐 킹 팬들이(저 또한 그렇습니다만) 빠져나오지 못하는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라이트 판타지와 라이트 노벨이 전성기를 맞은 이 경박단소한 세계에서 ‘이거 무거운걸!’ 하는 느낌이 드는 고딕 판타지의 세계가 우뚝 서도록 하는 힘일 것입니다. 마치 태곳적에 세워진 거석 같다는 느낌, ‘스티븐 킹, 과연 대단해!’ 하는 느낌이 들도록 말입니다.

솔직히 말하건대 읽다보면 안절부절못하게 하는 부분(말하자면 ‘이렇게 바쁜 와중에 그딴 여자 따윈 내버려두란 말이야!’라거나, ‘가재괴물이 몰려오잖아, 빨리 바닷가로 돌아가란 말이야!’ 이런 대목 말입니다.), 조마조마하게 하는 부분, 아슬아슬한 부분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러한 느낌 자체가 곧 스티븐 킹의 솜씨에 걸려들었다는 증거이지요. 그러다보니 저는 무엇보다도 가재 괴물이 제일 마음에 들더군요. 그때부터 줄곧 ‘대드, 어, 첨?’이라고 혼자 중얼거리는 기분이 들 정도이니까요.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작가 스티븐 킹이 지닌 무서운 저력’을 깨닫게 되는 곳일 겁니다. 

또한 ‘라이트’니 ‘다크’니 따지기 전에 ‘사실 판타지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곳이기도 하고요. ‘어디에도 없는 세계’를 오로지 작가의 힘 하나로 생생하게 존재하도록 하는 것, 독자에게 ‘틀림없이 있다’고 느끼도록 하는 것 말입니다. 「다크 타워」에서는 현실 세계와 기괴한 평행 세계가 뒤얽힌 가운데 치밀하게 짜놓은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저는 그 거대한 이야기 자체보다는 역시 ‘저 가재 괴물 맛있을까?’라거나 ‘으악, 뎅겅 잘린 형의 머리가 굴러오다니!’ 같은 느낌이 훨씬 더 강력하게 다가옵니다. ‘제발 부탁이야, 그만 됐으니까 이제 그만 잠 좀 자게 해줘!’라고나 할까요. 그러한 느낌 속에서 어디에도 없는 세계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이와 함께 우리가 사는 이 현실로부터 멀리 있으리라 여겼던 또 하나의 생생하고 기괴한 세계가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틀림없이 이곳이 아니라 ‘그곳’에 있는 세계가 말입니다. 그 세계는 또렷해지면 또렷해질수록 우리가 사는 이 현실을 공격하고, 소외시키고, 침식하며, 때로는 우리로 하여금 아예 잊도록 합니다. 결국에는 다크하든 아니든 간에 그러한 힘이 있는 판타지만이 ‘문학’에는 없을지도 모르는 이야기의 힘을 지니며, 그러한 힘이 없는 판타지는 한 번 읽고 나면 까맣게 잊어버리는 오락용 읽을거리로 업신여김을 당한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스티븐 킹이 만들어낸 다크 타워의 세계는 꽤나 감질나면서도 감칠 맛이 나고, 한편으로는 어딘가 갑갑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단 빠지고 나면 정말이지 굉장하지요. 발을 빼기가 힘들다고나 할까요. 끌어당기는 힘이 어찌나 강력한지, 과연 ‘제왕 킹’으로 불릴 만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크 타워 시리즈를 읽으면서 ‘그래, 역시 킹은 순진한 사람이야.’라는 이상한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터무니없는 소리로 들릴지도 모릅니다만, 결국 판타지란 ‘이상향’을 향한 불멸의 동경으로부터, 또 ‘여기가 아닌 이상한 세계’, ‘다른 세계’를 향한 순수한 동경으로부터 출발하지 않는 한 읽는 이를 사로잡고 움직이도록 하는 힘을 지니지 못합니다. 머리를 써서 궁리해낸 이공간은 대개 현실의 따분한 은유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스티븐 킹은 분명히 제왕인지도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아직까지도 꿈꾸는 소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은 귀엽기까지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그린 마일』을 읽을 당시에도 ‘아, 이 사람 참 천진하구나.’ 하는 감상을 받았던 것도 같습니다. 스티븐 킹이 이처럼 순수한 동경을 간직하는 한 아무리 다크한 판타지라고 해도, 말하자면 아무리 기괴하고 무겁고 읽기 벅찬 판타지라고 해도, 아니, 오히려 그러하면 그러할수록 킹만이 지닌 색다른 ‘꿈의 힘’으로써, 지금 이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든 독자들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믿습니다.

(작성일: 2005년 12월)

게임하느라 정말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네요 by 산왕

블로그에 소홀하게 된 지 정말 오래되었습니다.

그 동안 뭘 했냐 하면, 게임을 했습니다. 직업도 게임관련된 걸 갖게되었고(어쩌다 이렇게;).

게임을 하다보니 정말 너무 몰입을 해서, 어느덧 PSN 트로피 순위 세계 200위 정도까지 올라왔네요.


뭐, 이걸로 이인간 대체 뭐하고 있었지?의 대부분이 설명이 될 듯 한데;  세계순위 유지 및 상승을 위해 여가시간의 90% 정도를  게임에 투입해야 했습니다. 평일에는 퇴근 후 8-1 까지 5시간 정도 게임을 하고 주말에는 14시간 정도 게임을 하는 거죠 ( ");

그 덕에 3년이 채 안되어 세계랭커들과 겨룰 정도까지 오긴 했습니다만, 블로그를 할 시간은 당연히 없어졌고, 잃어버린 것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새해를 맞아 블로깅을 다시 해 보려고 하니 내가 이제 뭘 적어야 하지?라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좀 쉬운, 도피입니다만; 게임이야기를 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과거에 이러이러한 거 적겠다~ 하고 실제론 안적은 것들도 좀 늦게나마; 적어봐야겠다 싶고요.

제가 지금까지 도전과제 올 클리어 게임이 400개 정도에 그냥 엔딩만 본 게임은 그 배 이상은 될 것 같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왠만한 망겜은 두루 해본것 같고..뭐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기사로는 못쓰는 게임이야기도 좀 하고 하면 다시 쓸 게 있지 않겠나 싶네요.

- 간만에 접속하려니 비밀번호가 틀렸다고 뜨는데 2003년 가입할 때 쓴 핫메일은 접속도 안되고 해서 orz.. 전화를 하고 난리를 피워서 겨우 다시 접속하게 됐습니다 ( "); 새로 파야하나 고민했는데 친절하게 응대해 주신 이글루스 고객센터에 감사드립니다 ㅠㅠ 

미즈노 료 선생께 궁금한 점이 있는 분? by 산왕

질문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ㅎㅎ

이번주까지 받겠습니다.

면담은 12일 목요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미즈노 선생 자택이 될 듯.

급하게 비행기표, 숙소 정하느라 고생했네요^^; 그래도 만나만 주신다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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